본문 바로가기

선장의 하루

[영성] 나에게 영성이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영성이란 자신의 일상에서 체험과 성찰이 만나는 역동적인 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행동양식이다. 

누구나 자신이 걸어온 삶의 길 안에서 자아가 형성되는데 바로 그 삶으로 형성된 나 자신이 그 사람의 자아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 자신이 체험한  진정성 있는 자기고백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을 이끌어 내어 감동을 준다. 

나는 가톨릭 교회 성직자인 사제로 17년을 살았다. 그 동안 만난 분들의 진솔한 자기체험 고백을 통해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시고 살아 계신 분이라는 사실을 확신한다.

사제로 산다는 것은 아픔을 치유하는 자가 아닌 그 아픔이 그분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내 자신의 아픔이라는 것을 배운다.

그 사람이 고백하는 죄는 바로 나의 죄임을, 그 사람이 슬퍼하는 그 슬픔은 나의 슬픔임을, 그 사람이 기뻐하는 그 기쁨은 나의 기쁨임을 받아들임으로써 그 사람의 상처는 나의 상처임을 고백한다. 그러기에 사제는 상처 입은 분들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돌아본다. 

나는 사제가 될 때 내가 길에서 만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삶의 여정을 걸어가는 벗이 되고자 신학생때부터 길벗이라는 아호를 즐겨 썼다. 고수는 고스테파노를 줄여 쓴 우리식 이름인데 한문으로는 높을 高, 물 水를 쓴다. 그 의미는 사제로 예수 그리스도처럼 일상에서 늘 죽음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제이기에 높이 오르기만 한 채 땅으로 떨어지기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자기 체험과 고백이 담겨져 있다. 내가 영적으로 성숙해 아름다운 폭포수처럼 밑으로 떨어질 날을 기도하며 기대하고 있지만 내 힘으로는 결코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고수다.  이런 자기고백을 사랑하는 아우에게 이야기했을 때 그가 말하길, 

"형, 물이 높이 오른다는 것은 하늘을 향해 가는 것이지, 물이 하늘에 닿으면 온 세상에 비로 내릴거야."


전 그 아우의 말에 전율을 느꼈다.

"그래, 물이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힘으로는 하늘에 갈 수 없음을, 물이 하늘에 오르기 위해서는 강한 햇빛과, 메마름을 통해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 오르듯이 내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도우셔야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러분이 어려워하는 영성은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자신의 삶을 통해 깨닫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만난 상황 속의 사건, 만남, 행동을 통해 이미 형성되었지만 아직완성 되지 않은 것이 우리의 영성이다.


고수인 저도 언젠가 하늘에서 비로 떨어져 갈라진 땅바닥에 생명을 주기를 희망하며 삽니다.

이제 이 각자의 영성을 통해,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남을 사랑하기 전에 내 자신부터 사랑하는, 남을 돌보기 전에 내 자신을 돌보는, 남이 성공한 결과가 아닌 내가 성공을 향해 걷는 과정을, 다른 이의 목소리가 아닌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타인의 행복이 아닌 내 자신의 행복을, 남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각자의 영성을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