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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배

[홍은학당] 성령론 박준양세자요한신부

20141010. 20:00 4층강당.

성령은 얼굴없는 분, 성령은 누구이신가? 성령은 어떤 일을 하시는가?를 통해 그분을 알아보고자 한다. 요한복음 14장, 파라클레토스라고 성령이 언급된다.
1. 보호자
2. 협력자- 조력자(helper)
3. 인도자
4. 중개자
5. 변호자
6. 위로자/치유자
두 개씩 묶어 생각할 수 있다.
1. 보호자: 병원(병자)과 학교(어린이),
2007년부터 하고 있는 일은 아시아주교회의신학위원회에서 방콕 5월에 1년에 한 번씩 한다. 3년전 일이 많아 무리해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열과 오한으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딱 입원해서 열을 재니 42도가 나왔다. 그 이후 기절해 아무 의식이 없었다. 응급실로 찾아온 수녀님께서 감염내과 병동에 입원을 시키는 과정에서 잠깐 의식을 차렸다. 열을 내리는데 5-6일, 검사하는데 5-6일, 기력을 회복하는데 일주일 정도 그랬다. 포토그래픽 메모리에서 고열 이후 기억력이 감퇴되었다. 제가 불능의 상태에서 저를 대신해서 입원수속을 해 주신 수녀님이 저의 보호자였다.
종교 없는 분도 제게 기도해 달라고 청하고, "저희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할 때 눈물이 그렁그렁 해지는 자매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감염내과 병동의 원목신부였다. 어떤 자매가 "신부님이 우리와 똑같이 아픈 신부님이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셔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고 말한다. (육화와 강생의 신비)
정신적으로 아주 무력한 상태, 손가락 하나 까딱 할 수 없는 상태일 때 성령께 기도하시기 바란다. 신학대학과 교리신학원, 중견사제연수원에서 강의를 하는데 주요과목중인 "현대신학의 동향"을 강의했었다. 양주에 있는 사제 연수원을 갈 때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주로 가는데 바로 그 시간에 강의 내용을 이미지 트레이닝 한다. 지하철 소요산행을 타고 사제연수원 가는 길에 만난 신자분, 등산복을 입고 계셔서 오늘 같이 좋은 날 산에 가시니 참 부럽습니다. 그랬더니 "신부님, 등산도 어쩌다 가야 재밌습니다. ", 그러면 "왜 매일 가세요?", 물었더니 중년 남성의 위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오죽하면 삼식이, 집 밖에 나가야 하는 중년 50대 남자의 슬픈 현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제가 왜 사는 줄 모르겠어요!"라고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가족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는데 지금 남은 것은 무엇인가?"
영적인 고독, 소화데레사 성녀도 일기에 "하느님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 "캄캄한 지하도를 걷는 것 같다."는 글을 적어 놓았다. 이때 중요한 결정을 유보해야 한다. 말이 독화살이 되어 타인에게 큰 상처를 준다. 신학생도 영적 고독인 상태일 때 찾아와 "상의가 아니라 보고입니다." 하고 자퇴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복학할 수 없는지 찾아온다.
성가 2번 "주하느님 크시도다.", 낙조를 찍는다고 생각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다가 설악산에서 큰 봉변을 당했다. 초콜릿 먹으면서 기다렸더니 등산객들을 만나 여분의 손전등을 얻어 무사히 내려왔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라. 이 모든 의미가 파라클레토스에 속한다.
변호자는 나를 대신해서 내가 죄없음을 말해 주시는 성령이시다. 성령께서 언젠가 나의 결백을 밝혀줄 것이다. 캠프때 프로그램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보좌신부가 중개자, 조정자 역할을 해야한다. 싸우다 부둥켜 안고 울며 화해한다. 새벽에 전화벨이 울린다. 수녀님께서 빨리 성당에 오셔서 새벽미사를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06:10 새벽 미사. 8분만에 성당에 달려와 06:31미사를 한 경험이 있다. 죄송한데 제 탓이 아니라고 말을 못했다. "제탓이오." 3번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슴 속에 막 불이 나기 시작했다. 괴롭고 억울했다. 제가 수사관이 된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 심판자가 된다. 병원 날짜 착각한 주임신부 40%, 연락 안한 사무장부부 40%, 10분이나 늦게 연락한 수녀님 20%, 난 0%. 그래도 화가 미움으로 변한다. 성체 앞에 묵상할 때 수태고지를 받으신 성모님이 떠올랐다. "돌 맞아 죽을 수 있는 성모님!" 성령으로 동정 잉태한 마리아 곁에서 함께 위로해주고 변호하시는 성령님...
하느님 뜻을 따라 걷는 그 길 안에서 늘 함께 하심을 깨닫게 되었다.
병원에서 깨달은 육화의 의미, 엘리사벳이게 받은 축하 인사 말고 인간에게 미혼모로서 받는 비난과 질책, 욕, 인간의 본질적, 실존적인 육화의 의미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아픔을 예수님도 똑같이 겪으신 것이 육화하신 예수님께서 성모님 태중에 계실 때 이미 맛보신 것이다. 인간적으로 볼 때 도저히 이겨낼 수 없는 상태에서 위로부터 내려오신 성령의 평화를 통해 참 일치를 이룬다.

-어떻게 성령을 받을 것인가?
1. 기도하라
2. 서로 용서하라, 그러면 성령을 받을 것이다. (선의, 호의, 사랑, 용서)를 실천하면 성령이 오신다. 예) 동성고 선생님께서 퇴근 중에 태권도부 동성중 학생들이 배고프다고 선생님 발을 잡았다. 패스트푸드 점에서 맛있게 먹는 학생들을 보는 순간, 그때 치유되지 않은 기억이 올라왔다. 바다괴물이 불현듯 나타났다. 경제사정이 안 좋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 단편의 기억이 떠올랐다. "자장면 한그릇만 먹어도 소원이 없겠다." 아이 손을 잡고 자장면 곱배기 사주신 어머니, 먼산을 바라보는 어머니 눈에 글썽거리는 눈물을 보았다. 그 이후 단 한번도 자장면을 먹지 않았다. (입술을 깨물고 참았다), 그때 먹은 자장면이 제일 맛없는 것이었다. 측은지심(선의, 호의, 친절) 치유되지 않은 기억을 떠올려 상처받은 자기 자신(입술을 깨물고 참는 어린 아이)과 대면하여 치유해 주시는 성령이시다. 나는 이제 어른이 되어 사달라는 아이가 아니라 사주는 어른이 되었다. 내 상처를 보복으로 갚는 것이 아니라 선의와 호의로서 베풀어지는 평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