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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

[시] 기도-헤르만 헤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바보가 바보들에게라는 책80-81쪽에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애송하셨던 기도라는 시가 실려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며 여기에 옮겨 적는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도 "당신에게 쉬기까지는 제게 안식이 없나이다." 라고 자신의 [고백록]에 쓰셨듯이 주님을 향한 하루하루의 삶이 되길 손모아 기도합니다. 기도 신이여, 저를 절망케 해주소서. 당신에게가 아니라 저 자신에게 절망하게 하소서. 미친 듯이 모든 슬픔을 맛보게 하시고 온갖 고뇌의 불꽃을 핥게 하소서. 모든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제 자신을 지탱하기를 돕지 마시고 제가 뻗어 나가는 것을 돕지 마소서. 당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저의 온 신의가 이지러질 때 그때에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기꺼이 멸망.. 더보기
[만물상] 가을의 시작-헤르만 헤세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가을의 시작-헤르만 헤세 가을이 흰 안개를 흩뜨린다. 늘 여름일 수는 없으니! 밤은 등불 빛으로 나를 유혹하며 추위를 피해 어서 귀가하라고 한다. 머지 않아 나무는 헐벗고 정원은 텅 비겠지. 그저 야생의 포도송이만 집 주위에서 빛을 발하겠지, 그리고 머지 않아 그 역시 지고 말겠지. 늘 여름일 수는 없으니! 유년의 나를 즐겁게 했던 것은 더 이상 그 시절의 기쁜 빛을 간직하지 못하고 이제는 내게 기쁨이 되지 못한다. 늘 여름일 수는 없으니! 아, 사랑이여, 경이롭던 열정이여, 수년간 쾌락과 노력으로 내 피 속에 늘 타올랐던 것이여, 오, 사랑이여, 그대 역시 시들어 가려는가? 지난 여름 마지막 주에 금강산 통일 기행에 선배 신부님들과 함께 참여했다. 북녘 땅에서 통일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