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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하루

[좋은 글] 이보게 친구야!

 

이보게 친구야!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이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벼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요,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들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고,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도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면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쳤던 서산대사, 그가 85세로 운명하기 직전, 위의 시를 읊고 나서 제자들 앞에서 앉아서 입적하였답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지난 사목이란 월보에 서품 동기 신부가 지인에게 받은 글이라고 소개한 뒤
실은 글입니다.
삶과 죽음, 존재와 소유가 무엇이길래, 늘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야를 고민해야 한다고 배우고 가르쳤으면서도 아직 그 미완성된 인생을 버거워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들의 옛날 사진을 옛 홈피에서 발견하고 여기 올립니다.
이보게 친구야!

길벗 고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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