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님이여 내 하느님이여- 聖 아우구스티누스
다 놓아버려 -원효대사
옳다 그르다길다 짧다
깨끗하다 더럽다
많다 적다를
분별하면 차별이 생기고
차별하면 집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옳은 것도 놓아 버리고,그른 것도 놓아 버려라.
긴 것도 놓아 버리고
짧은 것도 놓아 버려라.
하얀 것도 놓아 버리고
검은 것도 놓아 버려라.
바다는천개의 강
만개의 하천을 다 받아들이고도
푸른 빛 그대로요
짠 맛 또한 그대로이다.
님이여 내 하느님이여.
힘 자라는 데까지
님께서 허락하신 힘 자라는 데까지
님을 두고 나는 물었습니다.
믿는 바를 이치로 알고 싶어서
따지고 따지고 지치도록 따졌습니다.
님이여 내 하느님이여
내게는 둘도 없는 소망이여
내 간청을 들으소서
님을 두고 묻기에 지치지 않게시리
님의 모습 찾기에 늘 불타게시리
님이여 힘을 주소서
님을 두고 물을 힘을 주소서
날더러 님을 알아뵙게 하신 님이옵기에
갈수록 더욱 알아뵙게 되리라는
희망을 주신 님이옵기에
님 앞에 내 강함이 있사오니
님 앞에 내 약함이 있사오니
강함은 북돋아 주소서
약함은 거들어 주소서
님 앞에 나 앎이 있사오니
님 앞에 내 모름이 있사오니
님께서 나타나시는 곳에
내가 들어가거든 맞아 주소서
님께서 숨어계시는 곳에
내가 두드리거든 열어 주소서
님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님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소망을 내 안에 키우소서
님께서 나를 고쳐 놓으실 때까지
고쳐서 완성하실 때까지.
(성 아우구스티누스-삼위일체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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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산위의 마을 통합본에 실렸던 부산교구 신부님이 쓰신 "아우구스티누스의 눈물"이란 글을 읽었다. 대부분의 성인전에서는 나약한 인간성보다는 거룩한 신성의 모습을 강조한다. 그러나 아우구스티누스는 자신이 세례받기 전까지의 흠 많은 삶을 "고백록"이라는 자서전을 통해 생생하게 전함으로써 부족한 인간의 모습이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을 통해 얼마나 거룩하게 변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셨다.
'다 놓아버려'라는 원효대사의 글과 [삼위일체론]에 적힌 "님이여 내 하느님이여"라는 글을 함께 읽어보면 진리를 자신의 안에서 찾으려는 공통점이 있지만 더 깊히 묵상하면 자신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수행과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의 도움으로 이겨내려는 의탁의 모습이 절실히 느껴진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세례받기 전 유학 시절에 오랜 동거생활로 이미 아들이 있었고 신분의 차이로 자신의 아들을 낳았던 사랑한 여인과 이별하고 자신이 원하지 않던
다른 여인과 약혼을 해야 했던 고통과 방황의 긴 시간을 겪었다. 그뿐만 아니라 세례를 받고 나서도 자신의 회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셨던 어머니의 죽음과 연 이은 아들의 죽음을 통해 큰 아픔을 체험하셨다. 그 이후 자신의 잘못을 보속하는 마음으로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공동 생활과 공동 소유를 하는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를 만들어 자신도 수도자로서 절제와 극기의 삶을 사셨다. 그 후 그의 거룩함 때문에 사제 서품을 받고 히포의 주교로 임명되어 이단을 거슬러 교회를 지키는 훌륭한 명저를 남기셨다.
"님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님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소망을 내 안에 키우소서
님께서 나를 고쳐 놓으실 때까지
고쳐서 완성하실 때까지."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이기에 인간의 의지보다는 하느님의 은총을 간절히 기도하셨던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교회는 '은총의 박사'로 칭송한다.
길벗 고수 외침.